#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카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2014)
누군가는 앵글 안에서 온전한 주인공이 되었을 때 웃음지으며 이야기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울먹이며 차마 이야기하지 못 한다.
‘키리시마’가 사라지고 극중의 인물들은 모두 흔들린다.
다만, 극 중 영화부의 인물들은 흔들림이 없다.
멋있고 잘생기고 이쁜 인물들과 다소 못나고 찌질한 인물들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공존한다.
정작 흔들림없이 자신들의 세상을 이루는 인물들은 겉은 못났지만 남이 아닌 자신을 살아가는 자들이다.
그 두 인물관이 대립했을 때, 어느 쪽이 승리했다고 할 수 있을까? 보기에는 못난 인물들이 패배한 듯 하지만 금새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다시, 뒤돌아 나가는 쪽은 멋있는 인물들이다.
자신이 이루어가던 것을 모욕했을 때의 분노와 자신들이 의지하던 것이 사라졌을 때의 분노가 그 차이인 것 같다.
‘키리시마’라는 책받침 위에 올려져있던 빛나는 동전들이 영문을 모른채 책받침이 사라져 아래로 떨어진다.
새로운 모양새로 흩뿌려져 흔들리던 동전들이 점차 떨림을 멈추어 간다.
애초에 흔들리지 않았던 것들은 이미 책받침이 아닌, 바닥에 있던 동전들이다.
‘키리시마’가 옥상에서 어렴풋 떨어지는 장면은
더이상 그들이 그에게 매달릴 수 없다는 의미일까.
나도 앵글 안에서 당당히 웃으며 말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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