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열한계단] 01. 두번째 계단 첫번째 계단에 이어서 두번째 계단에 오른 뒤의 이야기. 이 블로그에는 기록을 하지 않았기에 첫번째 계단에서 갖춘 생각을 짧게 정리하자면, 나의 벽이 깨어진 때에 대해 뒤돌아보았고 앞으로 지금 이 벽이 깨어질 때를 두려워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의 이 벽과 알이 존재하기 위해 나의 가족들이 자신의 시간과 영혼을 깨며 노력한다는 것도 알았다. '정반합' 그 말에 따라 지금 이 '정'의 상태에 '반'은 언제쯤, 어떤 모습으로 올 지 약간의 두려움도 느껴졌다. 오늘 두번째 계단에 올랐다. 두번째 계단에서는 채사장이 '성경'을 읽고 그 안의 예수와 대화하는 것이 주를 이루었다. 요새 단테의 신곡을 읽었는데 은연중에 그리스도교가 내 주변을 멤돈다. 어떤 메세지가 있는 것일까, 난 그 뜻을 모를 정도..
김애란. 바깥은 여름 中 노찬성과 에반 오늘도, 어제에 이어 책을 읽었고, 다시 한 부분을 읽은 후 책을 덮었다.더이상 읽을 수 없는 기분이 연달아 들었고 누군가 어깨를 꽉 쥐어 누르는 느낌이 들었다. '용서'- 없던 일로 해달라는 것인가, 잊어달라는 것인가, 한번 봐달라는 것인가. 작 중 할머니는 무엇을 용서해달라는 것일까.찬성은 무엇을 용서받고 싶은걸까. 아버지를 용서하고 싶은 걸까. 차라리 죽여달라는 말이 나온다.죽는다면, 용서를 받을 필요가 없어진다.그리고 용서는 책임을 동반한다.찬성은, 노찬성은 에반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어깨가 아픈 글이었다.뻐근하게 저며온다.
김애란. 바깥은 여름 中 입동 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단편 소설. '바깥은 여름'그 내용 중에서 '입동'이라는 첫 부분 글을 읽고 책을 덮었다.무언가 책을 더 읽어서는 안될 것 같은, 어떤 적적함이 감돌아서 뒤의 글을 들여다보기 꺼려졌다.이 글에서는 인물의 내면이 주변 물건으로 대비되는 것 같다.의도치않게 터져버린 복분자가, 벽지가, 텅 빈 느낌의 아파트가, 그러했다.아이는 시간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알려주었지만, 더이상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는 채로어느 순간 입동을 준비하는 이들.씁쓸하고 쓸쓸한 기분이 잔잔하게 내려앉았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라는 말에 있는 단어. '다른'은 어떤 의미로 쓰인 걸까.말 그대로, 나와 같은 사람은 안다는 것일까, 아니면 타인을 지칭하는 말일까.여기에서 말하는 '다른'에 반대되는 말은 '너와..
[2018.08.31] 2018. 08. 27. 오후 12시 50분.한 사람의, 한 생명의, 할아버지의 마지막 시간.장례식을 끝마치고, 이렇게 혼잣말이라도 두런두런 꺼내어 놓지 않으면 고인 빗물같은 마음이 영원할 것 같다.그때의 난, 아침에 일어나서 명상을 하고 '담배 하나 필까.'하는 생각으로 집에서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혹시나 담배를 태우는 그 순간에 아버지가 돌아오실까봐 걱정되는 마음에서였다.할아버지가 계신 병원에 계시다는 아버지의 말씀을 듣고 마음 놓고 한 대 태울 생각을 하며 담배와 같이 할 커피를 내렸다.그리고 왜인지, 혹시 담배를 태우는 순간 오실까 하는 생각에 다시 전화를 걸어 학교가기 전에 병원에 가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여유롭게 담배를 태웠다.담배를 다 태우고, 남은 필터와 커피를 버리고 담배 냄새를 없애기..
술을 마셨다.지금 이 글을 술을 마시고 쓰는 글이다.어느정도 좀 많이 취하게 마신 것도 참 오랜만이다.요즘에는 일이 좀 많아서 이렇게 마실 기회도 많이 없었으니. 원래는 다이어리에 이런 저런 내용을 쓰지만, 연필을 한참 놀릴 자신이 없을 때는 타자가 참 좋은 것 같다.연필로 무엇을 쓸 때는 자꾸 생각을 해야한다. 떠오르는 것을 머리 속으로 한 번 정리하고 다시 써내려간다.타자로 무언가를 주저리주저리 쓸 때는 그런 과정이 없이 금새 썼다가 지웠다가를 할 수 있다. 술을 마셨다.술을 마시면 우리의 뇌는 퇴화된다고 한다.자꾸 자꾸 어려져서 취할수록 전두엽부터 마비되어 결국 우리의 본능을 다스리는 뇌까지.그래서인지 술을 마시면 배가 고파지나보다.교수님에게 듣기로는 초등학생의 뇌는 우리가 술에 취했을 때의 뇌와 ..
[영화] 키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 ​ #요시다 다이하치 감독 #카리시마가 동아리 활동 그만둔대(2014) ​누군가는 앵글 안에서 온전한 주인공이 되었을 때 웃음지으며 이야기하지만 다른 누군가는 울먹이며 차마 이야기하지 못 한다. ‘키리시마’가 사라지고 극중의 인물들은 모두 흔들린다. 다만, 극 중 영화부의 인물들은 흔들림이 없다. 멋있고 잘생기고 이쁜 인물들과 다소 못나고 찌질한 인물들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며 공존한다. 정작 흔들림없이 자신들의 세상을 이루는 인물들은 겉은 못났지만 남이 아닌 자신을 살아가는 자들이다. 그 두 인물관이 대립했을 때, 어느 쪽이 승리했다고 할 수 있을까? 보기에는 못난 인물들이 패배한 듯 하지만 금새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다시, 뒤돌아 나가는 쪽은 멋있는 인물들이다. 자신이 이루어가..
[노르웨이의 숲 : 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 [노르웨이의 숲 : 상실의 시대] - 무라카미 하루키 이 책을 한 달동안 읽었다.나름대로 시간이 날 때면, 꺼내서 읽고 적당히 보다가 덮어놓기를 여러번 한 것 같다.그렇게 읽고 든 생각을 어떤 형식으로라도 남기지 않으면 다시 가라앉아 버릴 것 같아 이렇게 글을 남긴다.독후감과 그냥 이야기 그 어딘가 쯤이 될 것 같다. 나는 책을 볼 때 '만약 영화로 만든다면 어떤 장면이 될 것인가.'를 자연스럽게 생각해보는 습관이 조금 있는 것 같다.그런 관점으로 보았을 때, 이 책은 나름 서정적이고 묘한 어떤 식으로도 영화가 부자연스럽다고 느껴질 요소요소가 있어 처음에는 확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책은 (뒤에 해설 부분을 읽고나서야 안 것이지만) '삼각관계'가 그 기본 베이스가 된다고 한다.森이라는 숲의 글..
2017.09.21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한 사람의 생으로. ‘걷는다.’는 느낌은 없었다. 인생은 물처럼 흐르는 것이라지만 나는 그 위의 나뭇잎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흘러-휩쓸려 가면서 “나는 누구인가.” 라는 생각이 문득문득 ​​밤하늘 별빛처럼 어렴풋이 빛나듯 찾아왔다. 손을 뻗어도 닿지 않는 별처럼 허공을 향해 몇 번인가 휘저어봤지만 끝내 잡지 못했다. 나는 오늘 월드컵 경기장이 있는 곳의 하늘공원에 갔다왔다. 많이 걸었고, 보았고, 즐겼다. 지금은 술을 마시러 가는 중이다. 무엇인가 후회나 슬픔 답답함은 없지만 그래도 약간 마음에 걸리는 것이 있다. 사람과 오늘 나의 할 일. 누구를 져버리는게 맞는걸까. 자기관리가 잘 안되는 사람이 바로 나다. 오늘도 난, 나뭇잎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