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책을 읽었다. 단편 소설. '바깥은 여름'
그 내용 중에서 '입동'이라는 첫 부분 글을 읽고 책을 덮었다.
무언가 책을 더 읽어서는 안될 것 같은, 어떤 적적함이 감돌아서 뒤의 글을 들여다보기 꺼려졌다.
이 글에서는 인물의 내면이 주변 물건으로 대비되는 것 같다.
의도치않게 터져버린 복분자가, 벽지가, 텅 빈 느낌의 아파트가, 그러했다.
아이는 시간이 어떤 역할을 하는 지 알려주었지만, 더이상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는 채로
어느 순간 입동을 준비하는 이들.
씁쓸하고 쓸쓸한 기분이 잔잔하게 내려앉았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
라는 말에 있는 단어. '다른'은 어떤 의미로 쓰인 걸까.
말 그대로, 나와 같은 사람은 안다는 것일까, 아니면 타인을 지칭하는 말일까.
여기에서 말하는 '다른'에 반대되는 말은 '너와 나' 즉, 작중의 부부뿐이겠지.
이 말을 한 이유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사실이 더 쓸쓸하고 씁쓸하게 하는 큰 원인이겠지.
나도 슬프고 허망했다. 그런 기분을 느꼈다.
하지만 내가 더 이상 무엇이라 말할 수 없는, 위로할 수 없는, 그 무력감.
모질지만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기대는
그들이 스스로 일어나야한다는 것.
그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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